구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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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큼한 서비스를 운영해 본 사람이라면, 한국이 얼마나 사후검열이 심한 국가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응큼한 서비스의 정의는 따로 있지 않다. 정부 기관 중 “윤리”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관에서 “국민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서비스”라고 판단되는 서비스가 된다. 이런 검열은 한국에서는 물론 합법이다. 그리고, 취지 또한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정부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블로고스피어를 달구고 있는 “던킨도너츠” 사건은 블로그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간단한 조사를 통해서 이번 사건을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던킨도너츠”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한 블로거는 자신의 파란 블로그에 던킨도너츠 사건이 시작이 된 장문의 글과 사진을 올렸고, 그 글이 인터넷에 일파만파 퍼지게 된다. 그 글은 상당히 파격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네이버 블로그나 다음 카페, 티스토리, 태터툴즈에 빠른 속도로 퍼지게 되었다.

던킨도너츠의 홍보대행사는 정말 빠른 속도로 각 회사에 협조 공문을 보내게 되고, 던킨도너츠의 이미지에 문제가 있을 법한 글들을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회사 소속이 아닐 경우, 개인의 이메일을 통해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한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는 일이다. 개인의 불만은 없어지지 않겠지만, 홍보대행사는 자신이 할 일을 충실히 한 것이고, 던킨도너츠의 사주인 비알코리아는 여기까지 사건에 만족해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원래의 글을 올린 사람은 국내 서비스에 자신의 글을 올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구글 워드프로세서에 글을 올리고 대중에 공개해 버렸다. 그리고, 자신의 블로그에 재미있는 말로 링크를 남겼다.

추가 작성 : 우헤헤~!! 이 망할 **들..!! 요건 어쩌지 못하겠지…!!
요기 클릭!
주소 : http://docs.google.com/Doc?id=dfnxztj9_26hh2h6

그 블로거는 구글의 서비스 만큼은 홍보대행사 측에서 어쩌지 못할거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구글의 캐쉬도 상당히 신뢰하고 있었다. 그래서, 팔글에선 국내의 검색과 구글의 검색을 비교해 보았다.

던킨도너츠로 검색한 구글

던킨도너츠로 검색한 네이버

네이버의 검색 결과에서는 던킨도너츠에 대한 사건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구글에서는 가능했다.

이와 관련된 블로거는 내가 원하는 글을 올리는데 삭제 요구에 응해야 하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포탈사이트들의 삭제도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합법이다. 사실을 직시한다고 해도, 그 내용이 개인이나 법인 혹은 단체에 해가 된다면 형법상 유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블로거가 이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언론으로 신청을 하던지, 아니면 국외에 서비스를 하고 “나”를 노출하지 말아야 한다. 언론은 기본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집단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사실이 설사 회사의 해가 된다고 해도 면책받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가 될런지는 언론의 개시가 있을 월요일에 판가름이 날 것이다.

과연 월요일에 나올 한국 언론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 줄 것인가는 팔글에서 궁금해하는 것 중의 하나이고, 구글 워드프로세서에 담겨져 있는 문서를 홍보대행사 측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지 또한 매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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