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성공 못하는 이유는 검색결과가 형편 없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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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22일자로 매경의 IT SpotNews라는 컬럼에 유명한 컬럼니스트 김중태의 “구글이나 엠파스가 성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글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매우 객관적인 논점이라서 흥미로웠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네요.

윗 글의 주된 논점을 요약하면,

구글, 엠파스, 또는 네이버의 핵심사업은 검색이다. 따라서, 디자인이나 UI등을 이야기하는 것 보다는 검색능력에 촛점을 두어야 한다.

김중태님은 IT쪽의 컬럼니스트를 오랫동안 해 오신 분이기 때문에 아마도 위의 글은 사업에 있어서 핵심적인 아이템의 경쟁력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로 받아들어 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글은 그 논거를 뒷받침하기에는 잘못된 기업을 선택했습니다.

우선, 엠파스나 네이버는 검색엔진이 아닙니다. 한국의 검색엔진은 와이즈넛과 얼마전에 생긴 첫눈 이 두가지 뿐입니다. 엠파스와 네이버를 검색엔진이라고 한다면 부페집에서 회를 준다고 해서 그 집을 횟집이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엠파스와 네이버는 말하자면 인덱싱엔진이라고 할 수 있으며, 김중태님의 말대로 구글과 상대하기에는 격차가 너무 많이 벌어져서 극복할 수 없을 지경에 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미국에서도 검색엔진으로 상대할 수 있는 회사는 MSN과 YAHOO! 정도 밖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엠파스와 네이버를 검색엔진이라고 설정하고 구글과 비교한 자체가 이미 오류입니다. 네이버는 200명의 전문적인 검색결과를 포장하는 인력을 돌리고 있습니다. 인덱싱 엔진으로 부족한 부분을 인력으로 보충한다는 이야기고 이것을 한국식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검색 부분은 키워드 검색이 없었을 시대에는 돈만 먹는 하마라는 말도 들었지요.

네이버가 한국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이유는 다들 알고 있습니다. 바로 지식검색 때문이지요. 웹사이트의 통계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분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추천 유입률은 네이버가 이미 전체의 50%를 넘어서고 있고, 그 50%에서 다시 50% 이상이 지식인 서비스에서 유입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지식인 데이터를 인덱싱해서 검색결과에서 보여줄 따름이지요.

김중태님 말대로 네이버나 엠파스가 검색결과로 구글을 상대한다는 설정이 이미 불가능합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엠파스의 경우 종합검색에서 승산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았고, 그래서 나온 기획이 열린검색이나 열린게시판, 열린블로그 등입니다. 이런 서비스는 검색 크롤러가 수집하는 것이 아닌 다음 블로그나 네이버 블로그 등만을 전문적으로 인덱싱하는 검색엔진으로 매우 초보적인 서비스입니다.

야후!는 구글이 검색으로 성공을 할 당시 인터넷에 기반한 거대한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이 있었습니다. MSN은 MS의 기반을 이용해서 베타 서비스용으로 진행되고 현재는 윈도 라이브라는 서비스도 준비하는 등 구글을 피해간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다만 가장 수익이 좋은 키워드 검색이나 문맥 광고 부분은 세 회사가 어쩔 수 없이 출동할 수 밖에는 없지만, 한국과 같이 동일 아이템으로 충돌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세 회사의 마케팅 대상도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돌아가는 포털 회사들을 보면 다음은 다음 미디어, 네이버는 지식검색과 한게임, 엠파스는 언론플래이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구글의 한국진출에 타격을 받을 회사는 당연히 엠파스 밖에는 없습니다. 엠파스는 검색엔진도 아니면서 마치 검색엔진처럼 광고를 하고, 주된 아이템도 존재하지 않으며, 그나마 있는 아이템도 구글과 중복되는 것이 많습니다.

다음 네이버 & 엠파스와 구글의 비교라니… 있을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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