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퍼지는 반구글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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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경험이 많은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구글의 지지도가 최근 들어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습니다.

이번의 반구글 정서는 초창기에 있었던 것과는 달리, 전문 개발자나 웹 비즈니스 종사자에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금방 식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한국에서 있었던 반구글 정서를 시기별로 알아보겠습니다.

제1기 디자인에 대한 혹평

구글의 첫페이지는 한국에서는 유래를 찾기 힘든, 간단한 검색창 하나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당시 구글엔 웹 디자이너가 없다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는데, 아직까지도 국내 사용자들은 구글의 전반적인 디자인이 한국과 맞지 않는다는 근거를 들어 구글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2기 애드센스 부정클릭

애드센스는 구글에서 진행하는 광고 프로그램으로, 애드센스에 가입하고 운영하는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의 웹사이트에 광고코드를 넣으면, 클릭이 일어날 경우 수익을 나누는 일종의 제휴마케팅 프로그램입니다. 애드센스는 그러나, 매우 엄격한 약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약관에 어긋날 경우 일방적으로 계정을 폐쇄시킵니다.

부정클릭으로 많은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계정 폐쇄를 경험했으나, 본격적인 반구글 정서로 비화된 계기는 국내 상위 커뮤니티 중 한 곳인 웃긴대학 사건이었습니다. 웃긴대학은 이천만원 상당의 광고료를 지급받기 전에 계정 폐쇄를 당했고, 웹사이트 첫페이지에 구글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는 노골적인 불만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 사건은 웃긴대학 회원에 의해 여러 웹사이트에 퍼졌고, 한국에서 있었던 최초의 대규모 반구글 정서를 만들었습니다.

제3기 노코멘트로 일관하는 언론 플래이

기자에게 먼저 보도자료를 보내고, 좋은 기사를 내보내려 노력하는 국내 기업과는 다르게, 구글은 내부 정보를 알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 기자들은 구글에 메일, 전화통화, 지인을 통한 연락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성공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결과로 구글에 대한 기사는 보기에 따라 악의적인 보도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글이 국내 R&D센터를 세운다는 보도에 긍정적인 기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제4기 핵심인력에게 퍼지는 구글의 자만심

수 많은 인재를 스폰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구글도 직원이 8000명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직원이 많아짐에 따라 인재를 뽑는 방법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 이런 경향이 부정적으로 비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은 한국 지사의 사장 자리를 놓고 2년째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인터뷰 감독관이 인력관리의 전문가가 아니라 각 부서의 담당자입니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대리나 과장이 사장을 면접하는 꼴입니다. 소문이지만, 구글에 인터뷰 한 인원만 100명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고, 인터뷰를 해 본 사람은 구글이 자신을 홀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구글에 대한 한국 사용자들의 인식은 아직까지는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제한에 가까운 용량과 잘 다듬어진 서비스, 자신의 웹사이트에만 가두려고 하지 않는 서비스 철학 등은 독립 서비스업체나 설치형 블로그 사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에 퍼지고 있는 반구글 정서는 서비스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구글 자체에 있고, 과거처럼 노코멘트로 일관한다면 구글의 한국 R&D센터 건립은 시작부터 여론의 질책을 받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구글은 기술회사 이전에, 네티즌의 친구로서, 그리고 웹 서비스 업체와 개발자의 동반자적 입장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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