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블로그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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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많은 서비스 중에서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리고, 있다손 치더라도 마이스페이스나 디그, 싸이월드와 같은 곳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작다. 구글 자체에서도 커뮤니티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 같지는 않다. 이런 현상은 구글의 초창기 창업 정신과 관계가 있다.

구글은 검색과 광고를 결합해서 사업에 성공한 기업이다. 그리고, 데이터를 가공해서 가장 편리하고 빠르게 찾아주는 것을 기업 철학에 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커뮤니티는 자료로서의 가치 보다는 단기간의 재미를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구글의 입장에서 본다면 커뮤니티 보다는 단어의 뜻을 정리하는 위키나 질문과 답변 위주의 뉴스 그룹 등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구글의 행보를 보면 다른 서비스들 보다 블로그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고, 구글이 원했던 그렇지 않던간에 구글의 최고 수익 모델인 구글 광고는 많은 블로거들의 최고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

구글은 2003년 파이라 랩스라는 블로그 전문 기업을 인수해서 블로거닷컴이라는 서비스를 재단장하고, 자사의 공지사항 등을 블로그를 이용해서 외부에 알려왔다. 구글 공식 블로그는 아직까지 어떤 기업보다 활성화 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언론보다 일찍 혹은 비슷한 시기에 관련 뉴스가 블로그로 외부에 알려진다. 구글은 최근 블로거닷컴의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마치고, 흥미로운 구글만의 몇가지 기능을 추가해서 새로운 블로거닷컴을 런칭했다. 새로운 블로거닷컴의 가장 큰 특징은 쉬운 디자인 변경, 다소 나아진 속도, 팀블로그 그리고 비공개 블로그로도 운영할 수 있는 등 기존 블로그 이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다른 서비스들도 블로그를 지원하고 있는데, 웹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인 구글 문서에선 블로거닷컴으로 직접 글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 그리고, 구글의 사진 관리 소프트웨어인 피카사에서도 사진을 직접 자신의 블로그에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또한, 구글 비디오에선 블로거닷컴에 접속하지 않고도 바로 비디오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고, 휴대폰으로도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구글의 최고 수익 모델인 애드센스라는 구글 광고를 이용하면,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를 붙일 수 있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구글은 이런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서 블로거닷컴에 클릭만으로 광고를 붙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가입 절차도 상대적으로 간소화시켰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구글의 광고 팀은 어떤 광고 배치가 더 많은 수입이 일어나는지를 뉴스레터와 도움말을 통해 블로거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주고 있고, 구글이 제공하는 블로거닷컴에는 블로거가 원하지 않는 어떤 광고도 나타나지 않는다.

사실 블로그라는 서비스를 과감할 정도로 지원하는 것은 구글만의 일은 아니다. 한국만 하더라도 태터툴스의 서비스형 블로그인 티스토리를 다음이 서비스하고 있고, 네이버 또한 블로그 시즌2의 프로모션을 공개했다. 한국 최고의 커뮤니티인 싸이월드 조차 차세대 서비스로 C2라는 블로그 형태의 서비스를 몇몇의 전문가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 모든 기업들은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 더 많은 자원을 블로그에 할당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블로그를 차세대 서비스로 생각하고 있지만, 구글은 전사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블로거닷컴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이 한국에서 모잘것 없는 점유율을 지니고 있지만, 만에 하나 블로거닷컴이 한국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어떤 서비스보다 거대한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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