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블로그 전쟁

4 minute read

2006년 트랜드를 대표하는 인터넷 서비스라고 한다면 단연 블로그라고 할 수 있다. 블로그는 많은 네티즌들을 마치 언론의 기자처럼 만들었다. 매우 단순한 서비스인 블로그,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

처음 외국에서 블로그가 선보였을 때, 한국 네티즌들은 정서가 안맞는다며 한국에선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일리 있는 이유 중 한가지는 블로그가 텍스트 중심이고, 이쁘지 않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싸이월드와 정반대되는 특징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그런 주장을 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다음, 네이버 그리고 싸이월드 조차 주력 서비스를 블로그로 옮기고 있다.

블로그도 일종의 홈페이지이기 때문에 개인 서버에 설치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 수는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있고, 일반적으로는 어떤 회사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를 사용하는 추세다. 한국의 포탈 3사는 블로그 전문 업체를 인수하거나 제휴해서 더욱 강력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기업은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 이 회사는 한국에서 가장 두터운 열성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서비스인 이글루스를 15억에 인수하고, 최근 한국 최고의 커뮤니티인 코드명 C2의 개발 중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인수는 한국에서 블로그가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다음도 자체 블로그를 갖고 있지만, 블로그 전문 기업인 테터엔컴패니와의 제휴로 전혀 다른 방식의 블로그인 티스토리를 서비스했다. 티스토리는 전세계 유래가 없는 몇가지 특징을 갖고 있는데, 우선 개인 도메인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고, HTML을 수정할 수 있어서 공부를 조금만 한다면 원하는 어떤 형태의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다음 비디오 솔루션과 연동되어서 무한 용량의 비디오를 바로 업로드 할 수 있다는 점도 티스토리만의 장점이다.

네이버는 최근 블로그 시즌2라는 새로운 형식의 블로그를 선보였다. 블로그 시즌2는 기존의 블로그와 기본적으로 같지만, 마우스만으로 원하는 블로그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매우 편리하게 만들어 졌다는 점이 돋보인다. 블로그 시즌2는 싸이월드처럼 사진이나 그림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치까지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여기에 대항하는 대표적인 외국 기업은 최고의 뉴스메이커인 구글. 구글은 블로그 서비스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블로거닷컴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 블로그의 디자인과 성능, 속도를 대폭 개선한 새로운 블로그 서비스를 선보였고, 완벽에 가까운 한글화 작업을 끝냈다. 구글의 블로거닷컴은 미국 서비스의 특징인 확장성이 매우 뛰어나지만, 심플하다. 쉬운 것을 원하면 쉽게, 세밀하게 만지고 싶다면 복잡하게 다룰 수 있는 기능을 매끄럽게 제공해 준다.

구글처럼 적극적으로 개발하진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우 라이브 스페이스라는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야후도 야후360이라는 당시에는 새로운 형식의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와 같은 치열한 경쟁은 없다.

이처럼 한국의 포탈3사는 아직까지 블로그로 인해 수익을 내진 못하고 있지만, 블로그가 현재 커뮤니티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싸이월드의 자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앞선 기술들을 총동원해서 자사의 블로그 서비스 품질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자사의 서비스를 개선한데 반해, 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는 예전의 서비스와 새로운 서비스 모두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서비스 공개는 유래가 없는 일이다.

현재까지는 사용자가 많은 네이버가 선전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싸이월드와 한국 최대의 무선 통신사를 등에 입은 SK커뮤니케이션즈와 전통적인 커뮤니티 강자인 다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완성도에 있지 않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하느냐가 블로그의 성공 잣대가 될 것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