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성공신화, 한국에서도 통할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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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성공신화, 한국에서도 통할까?(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3. 국내 경제주체들에게 주는 시사점

구글이 기술회사라서 검색 기술이나 수익모델(Business Model)과 같은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었지만, 국내 기업은 구글을 그런 면에서 바라보면 안된다. 구글을 기술적으로 분석하면 할 수록 구글에 대한 환상을 갖을 수 밖에 없고, 구글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분석가의 보고서는 외부로 노출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구글의 성공은 치밀한 전략에 의해 온 것이 아니다. 야후도 마찬가지였지만, 구글도 기막힐 정도로 운이 좋았을 뿐이다.

현존하는 인터넷 기업 시장 중 수익이 가능 높은 분야가 검색이고, 광고 시장 중 수익이 가장 좋은 분야 역시 검색 키워드 광고 시장이다. 구글은 우연으로, 수익이 가장 좋은 분야 모두에서 1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이런 사실은 구글이 만들어 졌던 1998년에는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따라서, 구글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우리는 미래의 특정 시장에 대한 수익성에 대해서 예측할 수 없다. 구글이 키워드 광고 시장을 장악하기 전까지 구글은 일개 벤처기업일 뿐이었고, 인터넷 광고 시장이 극적으로 팽창하면서 구글의 수익도 기록적으로 늘고 있다. 그렇다고, 예측할 수 없는 시장에 대응하지 않는 것도 위험한 일일 수 있다. 야후가 생기기 전까지의 인터넷 기업은 수익성이 좋다 하더라도 기업을 인수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야후와 구글의 출현은 기존 기업에 있어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기업은 누구일까? 물론 구글의 창업자이겠지만, 그들를 제외한다면 아마도 구글에 투자를 한 소프트뱅크일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구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도 위험을 감수한 투자를 감행함으로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고, 지분이 있는 다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유도하고 있다. 말 그대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인터넷 기업의 최강자가 어떤 아이템에서 나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지금의 상황으로 본다면 한국의 싸이월드라고 하는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소셜 네트웍 부분에서 나올 가능성이 많아 보이지만, 그것 역시 예측일 뿐이고, 아직까지 구글의 광고 수입을 넘어서는 일은 발생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기업들은 가상의 기업을 상대로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고, 어떻게 보면 불가능해 보이기 까지 한다. 하지만, 이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인터넷 기업이 아니면서 인터넷 기업 위에 군림하는 대표적인 회사는 다름아닌 미디어 황제라고 알려져 있는 호주 출신의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이다. 머독은 전세계의 미디어 기업을 인수하고 합병해서 거대한 컨텐츠 사업을 하고 있고, 이 회사는 야후나 구글과 파트너십 협상을 할 때에도 그들 위에 군림하고 있다. 머독이 이끄는 뉴스 코퍼레이션(뉴스코프)은 마이스페이스를 5억 8000만 달러에 인수했는데, 구글은 마이스페이스와 2007년 1분기부터 2010년 2분기까지 3년 광고 제휴로 최소 9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

미래의 강력한 기업과는 경쟁하려 하지 말라는 전통적인 교훈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 야후가 거대해 졌다고 야후와 경쟁하려 하지 말고, 구글이 거대해 졌다고 구글과 경쟁하지 말라. 이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는 스타급 기업들이고, 눈여겨 볼 기업은 이들이 아니라 이들 뒤에서 이득을 챙기는 뉴스코프나 컴퓨터 제조업체 델(Dell)과 같은 기업이다. 스타급 기업 뒤에서 이득을 보는 기업은 한결같이 한 분야에 대해서 독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은 자신의 주력 아이템에 있어서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수익을 증대시키고, 고객을 확충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템으로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새로운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그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를 인수하는 것이 올바르다.

자신이 직접 운영해서 저들보다 나을 것이라는 환상은 버리자. 구글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인력을 9,000명 이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그것은 구글이 자체적으로 할 수 없어서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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