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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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라도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진리에 가깝다.

다시 말하자면, 현재의 구글의 움직임은 다른 기업에 비해서 시장 친화적이라는 의미가 된다. 구글과 다른 기업들은 무엇이 다를까? 혹자는 개방형이다 또는 웹2.0이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런 추상적인 이야기말고,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구글은 다른 기업와 무엇이 다를까?

우선, 몇가지 용어의 정리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구글이나 야후, 다음과 같은 서비스를 웹사이트라고 한다. 그리고, 브라우져를 처음 실행시켰을 때 나오는 페이지를 홈페이지(Homepage)라고 하고, 웹사이트의 개별 페이지들을 웹페이지(Web Pages)라고 부르며, 문서를 웹서버에 올리는 행위를 출판 혹은 퍼블리쉬(Publish)한다고 이야기한다.

전세계 웹사이트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지녔던 야후닷컴은 웹사이트 중심의 검색엔진을 구현한 최초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구글은 웹페이지들을 검색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검색엔진을 지닌 업체다. 이 둘은 각각의 분야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녔지만, 시장은 웹사이트 중심이 아니라 웹페이지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인터넷이 성장하면서 전문 웹사이트라고 볼 수 없는 서비스들이 생겨나게 되고, 사용자는 그런 문서의 검색을 원할 수 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회사에서 컴퓨터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서 웹사이트를 제작했다. 그 회사는 야후의 컴퓨터 카테고리에 아래와 같이 등록했다.

“모든커미야 - CPU부터 키보드까지 컴퓨터 신제품을 리뷰하고 업계 소식을 알려줌”

그런데, 모든커미야라는 웹사이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쇼핑몰을 추가하고, 커뮤니티를 추가한다.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UCC를 구현하기 위해 블로그 서비스를 개시한다. 모든커미야의 블로그를 이용하는 어떤 사용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애플의 맥 만을 리뷰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그 곳의 방문자는 하루 5천명을 돌파해 의미있는 트래픽을 만든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웹사이트들은 흔히 존재한다. 그런데, 사용자들은 야후의 디렉토리 검색을 이용할 경우 모든커미야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검색할 수 없다. 야후의 등록 조건에 따라 두세개의 디렉토리에만 등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을 이용할 경우 이야기가 틀려진다. 구글은 웹사이트가 아니라 웹페이지를 검색하기 때문에 더 많은 검색결과를 사용자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된다.

국내의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들은 아직까지도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기획되지만, 웹의 중심은 사이트가 아닌 페이지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웹2.0의 성공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서비스들을 보도록 하자.

즐겨찾기를 구현한 딜리셔스(del.licio.us)는 좋아하는 웹페이지들을 즐겨찾기에 등록할 수 있고, 그 자체를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얼마전 구글에 인수된 유튜브(YouTube)를 이용하면, 사용자는 자신의 웹페이지에 다른 사람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야후에 인수된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Flickr) 또한,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자동으로 올릴 수 있게 해준다.

이들은 웹사이트 보다 어떤 페이지들을 가치있게 해 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예전처럼 가치있는 자료를 한 곳에 모아서 트래픽을 만든다라고 하는 것은 현재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웹페이지를 만드는 사람이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아지고, 웹페이지 자체도 정형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 검색엔진에 등록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한국 검색엔진의 경우 검색 결과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등록이라는 절차를 유료 혹은 무료로 진행해야 하지만, 구글의 경우 그럴 필요가 없다.

구글의 성공으로 인해 많은 웹사이트 중심의 서비스들은 차세대 프로젝트를 웹페이지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이것은 구글을 벤치마킹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웹페이지 중심 서비스라는 것이 시장친화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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