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유투브 인수, 벤처 거품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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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하는 사람, 혹은 IT에 10년 이상 종사한 사람 그 둘이 아니더라도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1990년대 후반에 있었던 한국 벤처 거품의 악몽을 기억할 것이다.

구글의 대규모 기업 인수에 의해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에 퍼져나아가고 있다.

벤 처 거품은 현재 적자를 보는 기업에 미래의 불확실한 수익을 기대하며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그 중심엔 골드뱅크와 세롬기술이 있다. 그 당시 벤처 거품이 꺼질 즈음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귀신에 홀렸다라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 그리고, 거품이 지금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글이 최근 10개월 동안 인수한 또는 제휴한 회사와 금액을 보도록 하자.

구글은 독점 광고 제휴로 10억불을 AOL에 지불했다. 그리고, 컴퓨터 제조 회사인 델(Dell)에 소프트웨어를 미리 설치하는 댓가로 10억불(루머)을 지불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구글은 마이스페이스라는 커뮤니티 웹사이트에 9억달러를 역시 독점 광고 제휴로 지불하고,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인 유투브(YouTube)에 16억달러를 지불하고 인수했다. 구글이 이런 제휴로 지불한 금액은 정확하진 않겠지만 45억불, 원화로 4조가 넘는다. 그 외에도 드마크 브로드캐스팅에 1억 200만달러, 블로거에 2000만달러, 피카사에 5백만달러, 매주어맵에 5백만달러 등이고, 금액이 알려지지 않은 인수도 있다.

이런 대규모 기업 인수 합병은 구글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물론 존재하지만, 유투브 인수의 경우는 많은 논쟁을 만들고 있다. 유투브는 막강한 비디오 커뮤니티를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저작권 문제와 트래픽 이상의 광고 수익 모델이 아직 검증되지 않고 있는 불확실한 서비스이다.

이런 논란에 대해서 구글 북유럽 총 책임자인 쉰들러는 스피겔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의 유투브 인수가 버블이라는 지적을 몇가지 이유를 들어 잘못되었다고 말했다. 그 근거는 구글의 비디오 서비스는 유투브보다 인지도가 떨어지고, 구글이 비디오를 이용한 광고 모델 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고,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저작권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구글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비디오를 이용한 광고 모델의 성공은 가능성 뿐이라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1조 6천억을 투자한 것이다.

이 사건이 논란을 일으키는 두번째 이유는 단순히 구글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의 닷컴기업은 벤처 거품 이후 수익성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다. 하지만, 구글의 엄청난 인수 합병, 그리고 야후와 MS가 동참하면서, 지난 90년대의 벤처거품 때로 돌아가는 징후가 보인다는 점이다. 인터넷 광고 프로그램인 구글 애드센스의 성공으로 방문자가 수익과 직결된다는 사실은 웹사이트의 인기도와 수익이 얼마간의 관련성을 갖는다라는 함수를 만들어 주었지만, 그런 배경이 없는 아이템, 즉 비디오 공유나 개인화 페이지, 사용자 컴퓨터에 설치하는 위젯, 가제트 그리고 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거품의 재현을 우려하기에 충분하다.

현재의 상황이 90년대의 그것과는 분명 다르다. 그 이면에는 오버추어와 구글, 그리고 아마존의 어필리에이트 시스템 등과 같은 광고 모델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웹사이트인 다음, 네이버는 그런 광고 모델이 없는데도 막대한 자원을 비디오나 블로그 등에 투자하고 있다. 물론 이 두 회사는 방어적 선투자라는 측면에선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의 아이템에 사활을 거는 벤처기업이 막연한 기대를 이유로 생겨나고 있고, 실제 그런 기업에 투자되는 금액이 한국에서도 최소 10억이 넘어가고 있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구글의 유투브 인수는 벤처기업에게 수익이 없어도 인기만 있으면 좋은 가격에 팔릴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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